글쎄~ 나 오늘 감동했어. 오늘은 얻어놓은 참깨를 달달 볶아서 고명으로나 먹어야겠다 하고 기름집에 갔더니 참기름이 6병이나 나온다는 거야. 믿을 수 없어서 "네 에에에~~ 6병이요?" 그러면 당연히 기름을 짜야지. 양념고명은 사실 버리는 것이 많잖아~ 그릇에 묻어서 그냥 설거지로 나가더라고~ 나만 그런가???
산간벽지 오지마을, TV에도 나온 단양 어상천 마을카페 참새 방앗간
1. 이 많은 참기름을 어쩔까나~~
방앗간에서 1시간 반을 기다려 참기름 6병을 받았어. 이 많은 것을 어쩔까~~ 고민하다가 요즘 눈이 잘 안 보이는 나 대신 운전을 해 준 고마운 친구에서 연락했어~ 우리 지금 만나!! 아 당장 만나!! 내 고물차에 친구를 태워 방금 짠 따뜻한 참기름병을 만지게 해 주었어. 어제오늘 날씨가 추웠잖아~ "그거 네 거야!! "
2. 그리고, 직진하다 보니 어상천!!!
찐한 감동받은 듯한 친구랑 어쩌고 저쩌고 말이 안 끝나서 계속 앞으로만 달렸어. 마을이 끝나고 산을 하나 넘고~ 굽이진 길을 돌고 돌아 첫 번째 만난 찻집이 어상천면 마을카페였어. 근데, 어상천면이 어디 있냐고? 어상천은 단양군 북서쪽에 있어. 2,200만 평의 넓은 마을에 인구는 1,800명.... 예전에 제천학생들은 시골뜨기처럼 보이는 친구에게 " 너 어상천이니?"하고 물었대. 그만큼 산간벽지 오지마을이란 뜻이겠지~
3. 작년 8월 OPEN, 어상천 마을카페 참새방앗간은...
커피믹스 1,000원, 아이스커피믹스 2,000원, 아메리카노 2,500원, 국산차, 수박주스 3,000원, 카페라테 3,500원. 수박주스... (어상천은 수박이 아주 유명해. 예전에는 8월이면 어상천초등학교에 다들 모여서 수박축제도 하고 그랬었어) 요즘은 시골이나 도시나 손님맞이는 카페에서 하잖아. 참새방앗간의 운영은 마을부녀회 9명이 돌아가며 하는데 손님이 제법 있고, TV에도 나왔었다고 자랑하시더라고~ 하여간, TV만세야. 카페요원은 50~60대이고 전원이 바리스타교육을 이수했다고 해. 코로나로 침체된 마을이 활기를 띠게 되어 너무도 좋다고 마구마구 자랑 하시더라고~
4. 참새방앗간에서는 농산물, 수공예품도 판매
손재주가 있는 주민들이 직접 카페 인테리어 작업을 했다고 해. 카페 입구에는 자그마한 수공예품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어. 솜씨 좋은 부녀회원들이 많은가 봐. 마을카페가 입소문이 나서 어상천면 체험관광객을 불러 모을 마중물역할을 하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으시다고... 카페 수익금은 전액 이웃 돕기 사업과 어르신 음식대접 등을 하신다고 해. 왁자지껄~ 즐겁고 유쾌한 어상천면부녀회야. 참! 주문은 주문은 키오스크로~ 그리고, 저울을 두고 정확한 계량으로 신뢰받는 농산물 판매를 하는 멋진 어상천이야.
5. 어상천면은 학령인구 급감, 학교가 없어졌어
이곳은 단양에서도 산간벽지 오지마을이야. 수년 전 하나 있던 어상천면 단산중고등학교가 학생이 없어서 폐교되었어. 최근엔 인구 18,00명이라 하지만 대부분이 노인이고, 학생들은 조손가정의 학생들이 많았지. 1954년 6 학급으로 개교하여 5천여 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한 명문학교였지만, 2015년... 학생수 급감으로 폐교되었어. 나도 슬픈데... 지역주민들의 상실감은 매우 컸을 거야. 지금은 군에서 게스트하우스와 농산물판매가 가능한 연수원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야. 참!!! 1932년 개교한 어상천초등학교는 현재, 전교생 23명, 교사 8명이래...
6. 오지마을 어상천, 8월에 어상천 수박축제
1970년대부터 재배하던 어상천 수박은 서울 백화점으로 납품하는 아주 달고 맛있는 수박으로 유명해졌어. 어상천에서는 수박을 아주 많이 심어. 그래서 은근 알부자가 많다고 소문이 나있지. 지난번 소개한 춘방다방의 늙은 마담도 수박 덕분에 커피장사가 잘된다고 자랑했다니깐~ 8월 초, 어상천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수박품평 및 시식회, 수박 빨리 먹기 대회, 수박씨 멀리 뱉기 대회, 수박 오래 들기, 수박을 이용한 조각 시연 등의 행사와 마을 별 먹거리도 준비해서 먹자축제를 하고 있어. 게스트하우스도 만든다니 기회가 닿으면 산간벽지 먹자축제에 한번 참여해 보시고 운동장에 누워 쏟아지는 별빛도 온몸으로 받아보셔~
7. 어상천 마을카페 나와서 동네 한 바퀴~
참새 방앗간, TV에 나와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고 하셔서 정말 다행이야. 마을회관인 삼태산 문화센터에서 회의실을 개조하여 만든 카페는 회의실이 우선이래. 카페를 나와서 왼쪽, 버스정류장이 마을의 중심이고 정류장을 중심으로 작은 마트와 철물점, 미장원, 식당, 치킨집이 있고 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천주교와 늘 문 닫힌 파출소, 농협과 하나로마트, 우체국, 소방서, 초등학교, 면사무소, 폐교된 단산중고등학교가 어상천 마을의 끝이야. 어상천 학생들은 산 골짜기 골짜기에서 한 시간씩 두 시간씩 걸어 내려와 버스 타고 학교에 온다고 해.
8. 내가 오늘 들은 얘기는 정말 어메이징이야.
글쎄, 1960년생인 언니는 새벽 4시에 집을 나서 큰 산을 넘어 작은 산을 넘어 어상천 중학교 가서 공부하고 10시에 집으로 돌아왔다는 거야~ 학교를 다니기 위해 하루 8시간씩 걸어서 다녔다는 거지~ 추운 날, 더운 날... 우리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언니는 학교 가기 싫다고 징징 울었지만 어머니가 야단을 쳐서 학교를 보냈다는 거야. 어려운 살림에 학교에 보내주신 부모님과 어린 여학생... 정말 존경해야 해!!! 정말 할 말이 없다!!!
울며불며 다녔던 그 여학생의 어상천 중학교, 이제는 인구수 급감으로 산간벽지 오지마을이 되어 학교가 아예 없어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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