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ICA 일반봉사단 169기에 지원했어.
KOICA에서 해외일반봉사 단원을 1년에 네 번 정도 선발하거든~ 마음의 준비없이 친구 권유로 이력서를 내고 면접까지 보게 되었지. 면접은 8월 초, 서울 서대문에 있는 코이카에서 심사관 3분이 개별면접... 지원동기, 수업계획,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가? 등등을 약 15분간 물으셨고 이어서 토론 면접을 했어. 토론 주제는 10억으로 스케이트보드 사고를 줄이는 사업계획을 구상하라는 것이었어~ 나는 안전교육, 생명존중교육에 대해 이야기했지. 그리고 바로 신체검사 일정이 잡혔어.
KOICA 일반봉사단 지원, 신체검사 후기
1. 나는 말이야~ 60대 후반의 아줌마야.
2. 문진 선생님이 내차트를 보시더니...
3. 우리동네 병원에서 소견서를 이렇게 받았어.
4. 나는 말이야.... 메일 보내고 꼭 확인!!
5. 아~ 담낭!! 제가 졌습니다!!!!!!


1. 나는 말이야~ 60대 후반의 아줌마야.
물론, 나이만큼 병원이력도 화려하겠지? 신체검사는 KOICA 지정 병원이 있어. 나는 서울 강남 KMI 병원에서 아침 9시에 시작해서 위내시경까지 거의 30가지 종목을 검사한 것 같아. 몇 갠가 세다가 잊어버렸는데... 하여간 오전 내내 검사를 했어. 그리고 9월 2일, 신체검사 결과지가 도착!!! ‘재검’하시고 의사소견서 제출하라는 항목이 3개가 날아왔어
재검항목이 원래는 4가지였는데, 4번째가 빠진 이유는~
첫째, 유방에 혹이 보여 초음파 검사 후 1년 끄떡없다는 소견서
둘째, 췌장이 부풀어 있어 복부 초음파와 1년 해외봉사 끄떡없다는 소견서
셋째, 5년 전 대뇌동맥류 수술 이력이 있어 이것도 1년간 잘 지낼수 있다는 소견서
넷째, 꼬리뼈 협착이 보였던 기록에 대해서는 우리 동네 병원에서 이상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이야기했거든~
2. 문진 선생님이 내 차트를 보시더니...
“이 몸 상태로 가실 수 있겠어요? 어떻게 가려고 해?” 하시는데… 순간 얼음!!! "저 가고 싶습니다. 꼭 가고 싶습니다."하고 외쳤어.
나는 개복수술 4회, 머리뼈까지 열어 수술한 적이 1회 있거든.... 의사 선생님 말씀을 듣고 내가 봉사단에 갈 수 있을까???? 했지. 9월 초, 소견서 3장 받아오라는 KMI의 문자를 받고 정말 다행이다!!! 하고 생각했어. 아직 기회가 있는 거야. 나는 그때!!! 그대로 잘리는 줄 알았거든.
3. 우리 동네 병원에서 소견서를 이렇게 받았어.
소견서 1번 > 유방 초음파를 찍었더니 다행히 이상 없다고 바로 소견서를 써주셨어. 음~ 좋았어!!!
소견서 2번 > 내과에서는 초음파와 피검사를 했어. 근데 말이야...... 췌장보다 ‘간 수치’가 큰 문제라고 소견서 안 써주셨어. 약을 먹고 1주일 뒤에 피검사를 해보자고... 정말 다행히 정상으로 돌아와서 소견서를 받았어. 그동안은 시험합격을 기다리는 것처럼... 합격일까? 불합격일까??? 무지무지 불안했어.
소견서 3번 > 대뇌동맥류 수술 후 소견서를 받기 위해, 시골 우리 집에서 아산병원까지 다녀왔지. 아산병원은 예약인 안 된다는 것을꼭 소견서 제출해야 한다고 사정사정해서 마지막타임에 겨우 의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지.
4. 나는 말이야.... 메일 보내고 꼭 확인!!!
그렇게 힘들게 준비한 소견서 3장을 제출 마감일에 맞춰 KMI에 보내고, 담당 선생님께 확인 전화를 드렸더니... “대뇌동맥류 수술 관련 소견서가 부족합니다. 뇌 CT 찍고 다시 소견서를 받으셨으면 합니다.” 결국 마감일이 지난 다음날, 동네 병원에서 CT를 찍고 1년 활동은 문제없다는 최종 소견서를 받았지. 의사 선생님은 “요즘, 중대재해처벌법 때문에 코이카에서도 까다롭게 확인하는 것 같아요” 하시더라고~
5. 아~ 담낭!! 제가 졌습니다!!!
병원 다니느라 몸은 힘들고, 마음은 조마조마해서 일주일 내내 컨디션 진짜 별로였어. 진짜 마지막 소견서를 제출하면서 KMI에 메일 받았냐고 또 전화를 했어. 근데 담당 선생님이 아주 조심스런 목소리로 "저기요~~~ 코이카 가면 보수 많이 주나요? 이번 지원자 분 중에요~~ 담석 때문에 싸인 못하겠다고 했더니 담낭 제거 수술하신 분이 있어요.” 이번 KOICA지원자 중 내가 제일 고생했겠다.. 싶었는데, 이 이야기에 빵 터졌어. 아~ 담낭! 내가 졌다!!!!!!
KOICA에서는 단원에게 월 생활비로 몇 백 달라, 1년 활동을 마치면 생활안정지원금 720만 원을 지원하고 있어. 해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외교관이라는 자부심이 더 크지. 나는 2년간 요르단에서 미술교육봉사를 하고 왔어. 아랍어 때문에 좌충우돌 할 말도 많아. 내가 블로그를 접은 이유도 이 눔의 아랍어 때문이었어... 아랍에서의 봉사활동은 여러 가지로 힘들었지만, 감정총량으로 재어보면 재미있었던 일이 훨~씬 훨~씬 많았어.
혹시 앞으로 코이카 봉사단을 준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신체검사 과정이 까다롭다는 걸 꼭 기억하시길~ KOICA에서는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거든~ 다음에도 KOICA 일반봉사이야기 계속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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