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라디오스타박물관에서 우울함 한방에 날려 보내기

 

라디오스타박물관 앞에서 올려다 본 파란색 하늘

가을 하늘 타령 또 해볼까? 사진 봐 봐~ 내가 타령 안 하게 생겼나~ 어쩜 이렇게 맑고 파랗고 드높은지.. 가을 하늘이 더 높아 보이고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공기가 깨끗해서래~ 올 가을맞이는 비로 시작했잖아.. 그렇게 비가 많이 오더니 먼지를 몽땅 끌어안고 땅으로 장렬하게~ 적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진 논개처럼 장렬하게~ 전사한 거지.. 비는 그렇게 해서 파란 하늘도 만들어내고 참 훌륭도 해~


1. 내 인생의 시작점에서.. 비!!!
올가을에 시작하는 내 인생 2막.. 그 시작을 우리나라에서 제일 처음 해를 맞이하는 곳, 독도에서 거창하게 하고 싶었어.. 독도에 가야 하는 온갖 이런저런 의미를 갖다 붙이며 한 달 전 패키지 예약을 했지.. 이번에는 몇 번의 울릉도 여행에서 실패했던 독도탐방을 꼭 이루게 해 주십사~ 별님, 달님에게 기도 해거든... 근데, 출발 전날 여행사에서 전화 왔어 "아시죠? 태풍으로 배가 못 떠요~ 환불해드리겠습니다"  아~ 비처럼 태풍처럼 우울한 내 인생 2막의 시작ㅠㅠ  (참! 여행사에서 그러는데 독도는 5월에 성공확률이 젤 높대.. 그래서 내년 5월에..)

영월 라디오스타박물관 온에어 카페

2. 우울할 땐 돌아다니는 게 최고~
나는 자주 "나~ 우울해!"를 외치곤 해.. "우울해"가 만병통치약 같거든~ 나 우울해서 맛난 거 먹어야 해.. 나 우울해서 옷 한 벌 사야 해ᆢ 나 우울해서 영화 봐야 해ᆢ 나 우울하니깐 내비 위 쫌 맞춰주어~ 나 우울하니깐 나 좀 도와줘라 좋은 말로 할 때 ~ 응!! 그렇게 해서 우울한 날.. 우울하니깐 커피 마시러.. 또 우울한 친구와 돌아다니기로 합의하고 길을 나섰어.. 달리는 차 안에서 우울했는지 어쨌는지 재잘재잘.. 열어놓은 차창 밖으로 바람 따라 날려간 말들 때문에 들렸다 안 들렸다를 반복하며 도착한 곳이 영월.. 라디오스타 박물관 온에어 카페야~

라디오스타박물관 앞에서 바라본 동강

3. 커피 한잔 앞에 두고..
금방 잊어버릴 중요한 비밀 얘기를 내 우울한 친구는 무지 열심히 들어주지.. 몸을 앞으로 내밀며 자주 고개를 끄떡끄떡~ 내가 한 말에 "그렇지, 그렇지~" 맞장구쳐주며.. 내 말하는 사이..내 눈은 벌써 창밖 강물 따라 흐르고 하늘과 강물의 파랑을 비교하고 있지ᆢ 강물이 내 눈에서 가까워서 물결의 찰랑거림이 보여ᆢ 그래서 질감 많은 파랑은 은빛부터 검정까지 색이 너무 많이 보이는 거고 ᆢ 파란 하늘은 너무 멀어서 파랑 색지처럼 파랑 한 가지 색으로만 보이는 거지.. 가까이 있는 산은 초록, 파랑, 갈색 등 여러 색이 보이는 거고.. 멀리 있는 산은 점차 엷어지는 카키 한 가지 색으로만 보이는 거고.. (그래서 우울한 친구가 그랬구나! 멀리 있는 산이 더 멋져 보인다고~ )

라디오스타박물관 옆 금강정앞에서 본 하늘

4. 그래.. 비밀 아지트!
우리 불 난마음 얘기할 땐 가까운 집 앞 카페보다는 멀리 있는 이곳으로 오자! 오자! 오자고~ 우울한 마음을 멀리멀리 보내버리기에 딱 알맞은 장소 같지 않아? 흐르는 파란 강물과 높디높은 파란 하늘 ~ 넓적한 도토리 나뭇잎 사이로 나는 듯이 지나는 청설모를 보며 아무에게도 이 비밀장소 가르쳐주지 말자고 굳게 약속 했었거든..  이거 비밀인데~ 영월 라디오스타 박물관 카페는 너만 알고 있어라~(> <)


5. 그래서? 우울함 날려준 파란색이 어떻다고?
하늘의 파란색은 하늘 높은 곳에서 태양빛이 공기에 부딪혀 산란되어 보이는 거래~ 더 높이 올라가면 공기가 적어져서 점점 어두워지고 공기 없는 우주는 깜장 색이라잖아~ 산 높이 올라가면 보랏빛 하늘도 보인다네? 정말이야? 히말라야에서 하늘색 바라다본 사람~ 쫌 알려줘 봐~ 우리 둘째 냥이의 파란 눈은 멜라닌 색소의 선택적 반사와 흡수 때문이라네~(엥~뭔 말!!)  내가 하늘의 파란색이.. 저 멀리 흐려져가는 산의 카키색이 내 우울함을 날려준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렇다고 생각하는 플라세보 효과야.. 그러니깐 우울한 친구들의 지질함 날리기는 다아 제 마음속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지~뭐~뭐~^^  파란 경치 보면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오늘의 위치.. 영월군 라디오스타 박물관
오늘의 카페.. 온 에어
오늘의 지출.. 커피 라테 핫 , 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