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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누이와 함께 떠나는 소박하고 알뜰한 4시간 짜리 영월 여행

by 시골쥐 2022.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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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반가운 네가 왔어~ 요즘은 집에서 커피도 밥도 안 먹게 되더라고.. 만나자마자 길을 떠났어.. 같이 있단 사실이 중요하지 뭐~ ^^ 옛날에 tv에서 본 사극 <토지>의 여주인공 최서희가 하인인 김길상에게 자기네 집을 아주 크고 화려하게 짓도록 했던 말이 생각나.. 최서희는 번쩍번쩍한 자기 집에서 압도적인 비즈니스를 했었잖아~ 지금도 그 당당하고 품위 넘치는 주인 아가씨 역의 최수지 모습이 생생해~ 뭔 말인지 모르지? 옛날 얘기다.. 이젠 다들 커피집에서 만나지 남의 집에 안 들어가잖아? 그렇지? 우리 동네만 그런가?

선돌바위 전망대에 서다~

1. 네게 선돌바위를 보여주고 싶어~
영월 입구 고갯마루에 차를 세우고 1분쯤? 손잡고 노래 부르며 가도 2분쯤이면 바로 쇠파이프로 만든 전망대가 눈에 보여.. 전망대 옆에서도 와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걸~ 그 친구도 그랬어 전망대에 올라서서 "야아~ 진짜 좋다~ 정말 좋다~" 위에 사진 봐 ~ 내 말이 맞지? 선돌이 얼마나 멋지고 신기한지 신선암이라고도 한대~


전망대에서 본 선돌의 모습

산 바위 사이가 벌어져 약 70m 바위가 따로 우뚝 서있고 그 사이로 서강이 나를 향해 흐르고 마을이 양쪽에 보이잖아~ 근데 쫌만 더 올라가면 단종 유배지인 청령포도 있고~ 그위로는 단종의 묘인 장릉도 있고.. 선돌 앞에 있는 선돌마을 산 중턱에 영월군에서 한옥마을을 크게 조성하는 중이더라~ 오른쪽 산 밑 첫 번째 건축물인데 보일까? 너무 작아 안보이겠다. 나는 퓨전한옥에서.. 치마저고리 입고.. 소설 속 서희처럼 우아하고도 야무진 모습으로 잘생긴 길상이 같은 하인 부려가며 거드름도 쫌 보여주는..  그런 상상 속에 그 한옥집이 보이더라고~ 다 제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나 봐..


메밀 A세트(12000원) 부치기, 전병, 수수부꾸미,올챙이국수 한그릇

2. 영월이 요즘 떴대~
영월의 대표 브랜드가 단종이잖아~ 4월 말 5월 초, 영월 단종문화제가 열려.. 국장을 치르지 못한 유일한 조선 6대 임금님, 단종의 슬픈 역사를 위로하고자 제사를 지내며 지방축제로 만들었는데 요즈음엔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무지무지 온다더라~ 영월 떴대!  그런데 얼떨결에 같이 뜬 음식 중하나 가 영월 서부시장 내 닭강정과 메밀전병이야.. 낮에 잘못 가면 예약이 다 끝나서 메밀전병 하나 못 먹고 올 때도 있었어.. 택배 보낼 박스가 가게마다 산처럼 쌓여있었어~  친구와 메밀 세트를 시켜 다 쪼금씩 맛을 보았지.. 내가 엄청 좋아하는 일미 닭강정은 친구가 싫다고 해서 패스ㅠㅠ. 그 외 나는 장릉 보리밥, 군청 앞 생선구이.. 뭐 이런 것들을 먹어봤어~ 꼭 먹는 거만 관심이 있는 것 같네..


단종 유배지에서 찬모가 쓰던 장독대 ᆢ재현

3. 청령포는 배 타고 가는 거야~
지나다 보면 청령포는 늘 관광버스가 즐비하고 알록달록한 사람들이 줄지어 다니는 것을 많이 봤어.. 영월에서 꼭 봐야 하는 관광명소야.  영월 서강.. 휘돌아가는 강줄기 건너에는 자갈밭이 있고 그 뒤로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어.. 그 소나무 숲에 단종이 유배당했던 집이 있어.. 단정한 기와집과 찬모가 머물던 초가집 한 채..

 

소나무숲속에 있는 단종유배지

소나무 숲 가운데 천연기념물 349 관음송이 있어.. 관광객들은 그 앞에서 멋지게 폼 잡고 서있지만~ 관음송은 키가 너무 커서 화면에 잘 안 들어가서 나중에 보면 뭐를 찍었는지 모를 거야  사진 찍기 힘들어 ㅠㅠ. 소나무 숲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단종이 서울을 시름에 젖어 바라보았다는 노산대가 있는데 선돌에서 보았던 서강을 여기서도 계속 보는 거야.. 선돌마을 비슷한 풍경이야~


영월장릉 입구

4. 영월 장릉
단종이 16살에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죽임을 당하여 영월 동강에 버려진 것을.. 시신을 몰래 수습하여 이곳에 암매장하였다고 그러더라고.. 지금은 잘 정리되어 경치는 시원하고 좋았지만 마냥 좋아라~할 수는 없겠어ㅠㅠ.  인간사 새옹지마.. 이렇든 저렇든 다 좋다는 말이지만 인간사 뭐가 좋은 건지 잘 모르겠다.. 금수저로 태어나서 어린 나이에 억울하게 가다니.. 흙수저인 나는 가늘고 길게 살고 싶다.. 참! 예전에 나 여기 온 적 있어.. 3살 5살 아이들을 등에 업고 손잡고 왔는데.. 막 뜀박질 시작한 아이들이 넓은 잔디밭 위를 한놈은 이리로 뛰고 한놈은 저리로 뛰다 넘어지고ᆢ울고불고ᆢ잔디밭 옆 수로에 기어 내려가서 땀 뻘뻘 흘리며 끌어내던 기억이 났어 ㅠㅠ  요거는 늙은 누이가 되니깐 너무 좋은 점이야~  이제는 나만 잘 챙기면 칭찬받잖아~^^


5. 짧은 영월여행이라면 나처럼 해봐~ (순서대로 차를 타고 이동한다고 보고..)

1) 38번 국도 자동차 전용도로로 가다 영월 서내리면 오른쪽에 청령포가 보여.. 청령포 배 타고 가는데 3,000원
2) 차로 10 분가면 영월 서부시장.. 메밀전병 세트 12,000원 일미 닭강정 젤 작은 게 13,000원.
3) 커피 마시려면 영월 라디오스타 온에어카페 카페라테 3,500원
4) 영월 장릉은 차 갖고 10분 정도 가면 돼 입장료 2,000원.. 능까지 2,3분 정도 걷는 거 같아 꼭 올라가서 시원한 경치 보고 오셔~
5) 선돌은 구도로로 가야 해.. 장릉서 5분 정도.. 입장료 없고 주차장서 1,2분 정도 걸으면 돼.. 누이가 강추!!!

몽땅 한 4~5시간 잡으면 충분할 거야~  즐거운 영월 여행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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