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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우리 첫째 출생의 비밀? 그런데, 지가 싼 똥은 지가 치우는 거다!

by 시골쥐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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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첫째는 8살이야~ 아들이 8년 전 학교 후배한테 페르시안 친칠라 고양이가 새끼 몇 마리 낳았다고 얻어온 냥이야... 아들이 종이박스에서 꺼내며 제가 젤 예쁜 냥이 데리고 왔다고 씬~나서 얘기했지... 국대접에 들어갈 정도로 조그맣고 커다란 두 눈이 겁에 찌부러져 있었어~

우리첫째의 출생의 비밀을 말해줄께

 

우리첫째는 코가 너무 납작이야 ~


1. 엄마 냥이는 분명히 페르시안 친칠라~

아들은 엄마 냥이가 분명히 흰색 긴털의 예쁜 페르시안 친칠라라고.. 제 두 눈으로 분명히 분명히 봤다고 그랬어..
"근데, 얜 털이 왜 이렇게 짧아?"
"사람도 아기 땐 털이 없다가 어른되면 생기잖아.. 이 냥이도 어른되면 털이 길어지는 거야~"
"그런가???"
그런데... 말이야...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털은 길어지지 않았어~ 얘보고 페르시안 친칠라라고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어 ㅠㅠ. 그럼 우리 첫째의 아빠는 누굴까???

2. 뛰어다니는 털 뭉치~

얘는 종일.. 자고.. 먹고.. 응아 하고.. 혼자 놀고.. 별로 하는 일도 없는데 식구들이 을매나 이뻐하는지.. 아침인사도 집 잘 보고 있어~ 저녁 인사도 집 잘 보고 있었어? 얘는 제 잘난 거 아는 건지.. 만지지도 못하게 하고 툭탁하면 물고 뜯고 할퀴고.. 식구들 하나하나씩 피를 보게 만들던 어느 날, 아들이 꽉 잡고 협박을 하더라고~ "네가 정녕 죽고 싶은 게로구나!" 요 영악한 놈이 그다음부터는 아들에게만 존경 어린 눈빛으로~ 나머지 식구에게는 경멸의 눈빛을 하며 온 집안을 뛰어다녀 ㅠㅠ


첫째는 한여름에도 이불속에 들어가서 자~

3. 털 뭉치가 좋아하는 거 3가지 ~

1) 숨바꼭질하는 거를 좋아해~
어디로 갔나~ 어디로갔나~ 좁은 집안에서 늘 찾아다녀야 해.. 어떤 날은 바쁜 출근시간에 옷장문 잠깐 열린 사이 들어가서.. 내가 퇴근해서야 옷장 안에서 찾아내ㅠㅠ 쉬아도 꼭 참고 온종일 그 어두운 옷장 안에서.. 정말 마음 아펐어.. 그렇게나 조심했는데도 몇 번이나 더 그랬어.. 이제는 모든 문을 열어놓고 다녀.. 현관문만 빼놓고..

눈오는날엔 하염없이 창밖내다보기-

2) 창밖 내다보기를 좋아해..
창밖 내다볼 땐 맘마 먹자~라는 말도 무시해.. 초집중하고 바깥 풍경을 하염없이 내다보길래 너무 좋아하나? 하고 창문 열었다가 난간 꼭대기로 깡충 올라가서 내 심장 멎는 줄 ㅠㅠ 냥이는 5층에서 떨어지면 죽어도 10층에서 떨어지면 떨어지면서 균형을 잡아 차라리 안 죽는다더라~ 진짠가??? 실험해볼 수도 없고.. 겨울철에는 작은 바구니에 땅콩을 조금 넣어두었더니 온 동네 새가 다 모이는 거야. 조그맣게 칵칵거리며 턱을 떨며 창가에 종일 앉아있었어.. 우리 아파트에는 박새, 곤줄박이, 직박구리 이렇게 찾아오더라~

잘난맛에 사는 첫째, 우리집 형님

3) 냄새 맡기 대장~
첫째 냥이는 내가 퇴근해서 현관문에 들어서면 벌써 나와 앉아있어.. 내가 오는걸 어떻게 알았을까??? '나 정말 잘했지?' 하는 표정으로 눈 한번 맞추고는 냅다 내가 데리고 들어온 온갖 물건을 하나하나 천천히 냄새를 맡는 거야..

내려놓은 검정 비닐봉지.. 손가방.. 신발.. 바지.. 내 손 냄새.. 검열을 얼마나 철저히 하는지~ 콧구멍을 벌름벌름거리며 비닐봉지 안에 머리를 들락날락거리며 한 십여분 냄새를 맡고 나면.. 내게 머리 박치기 한번 하고는 꼬리를 수직으로 세우고 개선장군처럼 머리까지도 바짝 세우고 잘난 척하는 모습으로 앞장서 거실로 걸어가~
잘났어 정말~

큰놈이 첫째, 작은놈이 둘째, 자는놈이 인간첫째

4. 그런데 말이야~ 응아는

그럭저럭 잘 지내는 거 같았는데.. 둘째가 들어오고 엄청 스트레스받는 거 같았어 무섭게 하악질을 해대는데 며칠이 지나도 멈출 생각을 않는 거야.. 그래서 새끼 냥이 물어 죽일까 봐 3단 케이지를 주문했지.. 둘째 냥이는 공격을 피해 케이지에 스스로 들어가더라고~ 3단 케이지.. 지금은 잘 닦아서 창고에 보관 중이야.. 필요하신 분은 댓글 남겨주셔~

이제 시간이 엄청 지났잖아~ 첫째 냥이와 둘째 냥이가 원만한 합의에 의한 동거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는 중.. 보통 냥이들은 응아하고 제 응아는 제가 모래 속에 파묻잖아 ~ 근데, 어느 날 보니 커다란 털 뭉치 첫째가 응아를 하고 뒤돌아서 제 똥을 확인?? 만하고는.. 화장실 모서리에 제 발만 정성스럽게 닦고 있는 거야.. 식탁의자 밑에서 형님이 응아 끝내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둘째가 슬그머니 화장실로 가서 두발에 모터 단 듯 열심히 재빠르게 형님 응아를 모래 속에 파묻고 있었어.. 둘째의 형님 똥 치우기는 매번 엄숙한 의식처럼 루틴이 되어버렸어.. 안쓰런 들째 ㅠㅠ. 형님 똥 싼다.. 둘째 숨어서 지켜본다.. 형님 똥 싼 후 제 발만 닦고 나간다.. 둘째 달려가 두발로 열심히 모래 덮어 똥 치운다.. 첫째야 지가 싼 똥은 지가 치우는 거다~ 제발! 플리즈! 이놈아! 이쁘면 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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