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뚱땡이 고양이의 이야기
1. 엄마의 프롤로그
우리 고양이는 창밖 내다보는 것을 참 좋아해~ 우리 집 앞은 작은 산이야.. 우리 고양이는 커다란 거실 창을 통해 사시사철 변해가는 계절별 산 색깔을 맘껏 즐기며 낭만 냥이로 *폼 잡고 있지~ 지금은 늦가을이잖아.. 앞산은 황금색으로 변한 나무들이 우다다다 잎을 떨구는 중이야!! 나는 낙엽송 아래를 걸어본 적이 있어... 황금색 바늘잎이 수북이 쌓여 만든 폭신폭신한 쿠션감이.. 신발을 타고 내 가슴까지 올라와서 마음을 울렁거리게 했지~ 내가 꼭!!! 백설공주가 된 것 같았다니깐 (... 뭔 말???) 우리 고양이는 낙엽 지는 낙엽송 나무 아래를 걸어본 적도 없는데 무슨 두근거림으로 창밖을 내다보는 걸까?
2. 나는 뚱땡이 고양이이야~
우리 식구가 나를 가족으로 맞은 것은 얼떨결이었던 것 같아~ 왜냐면 내가 이 집으로 들어온 후에야 화장실 사 오고... 내 맘마도 사 오고.. 간식과 낚싯대도 사 오고... 종이박스에 이불도 깔아주고 난리를 했으니깐... 식구들이 다 나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야!! 할머니는 식탁 위에 올라가지 말라고 소리치셨고~ 형도 내가 깨문다고 큰소리로 야단쳤어~ 이 집 식구들은 이상한 냥이들이야!! 털도 없고 덩치만 큰 거대 고양이들이지.. 시끄럽긴 왜 그렇게 시끄러운지.. 난 맨날 종이박스 안에 숨어있곤 했어.. 이상한 이 집 식구들을 내가 받아들이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지... 그리곤 닮아가기 시작했어... 어떻게? 나도 털 많은 거대 고양이가 된 거지 뭐!!! 그래서 나는 귀여운 뚱땡이야~^^
3. 뚱땡이는 이런 게 싫어~
1) 우리 집 털 없는 거대 고양이들이 이상하다고 했잖아~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참으로 좋아해. 그래서 조용한 박스 안이나 옷장 안 어둑한 곳을 찾아 낮잠 좀 자고 있으면... 어찌 그리 날 잘 찾아내는지 말이야... 털 없는 거대 고양이 1. 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잔뜩 만지고 가면... 털 없는 거대 고양이 2. 나타나 제 얼굴을 비비고 번쩍 안기도 해... 나는 갑작스러운 껴안기가 무서워! 내게 천천히 냄새를 맡게 해 주면서~ 천천히 말이야.. 기다려주었으면 좋겠어! 천천히 만져주면 너무 좋고 행복해져서 골골 송이 절로 나온다니깐~ 참, 나는 다리나 발바닥 젤리를 만지는 건 쫌 싫더라!
2) 그리고 나는 소리를 엄청 잘 듣잖아~ 그래서 현관 밖 멀리서 오는 엄마 발자국 소리도 잘 들려. 내가 달려 나가 엄마를 마중하면 엄마가 폭풍 칭찬을 하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보고 천재, 똑똑이, 귀염이.... 하도 많아서 기억도 못하겠다. 나는 너무 으쓱해서 엄마 냄새 맡기를 천천히 오래오래 하며 내 사랑을 표현하지... 그런데, 지난번 가스 검침하러 오셨던 분 있잖아~ 띵!! 똥!! 소리를 얼마나 크게 내는지 기절하는 줄 알았다니깐~ 놀래서 총알같이 침대 밑으로 달려갔잖아ㅠㅠ.. 나는 큰소리는 정말 싫어!!!
4. 뚱땡이는 이런 게 너무 좋아~
1) 고양이들은 하루 수면시간이 18시간 정도야. 그래서 편안하고 아늑한 곳에 자리 잡고 낮잠을 자는 똥똥이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 거지~ 그렇다고 엄마처럼 코 골며 혼수상태로 자는 것은 아니야! 나는 작은 소리도 다 들으면서 자고 있어.. 내가 잘 때 털 없는 거대 고양이들이 살금살금 만져주면 기분이 좋아져~
2) 그리고 똥쟁이는 창가에 앉아 햇볕 쬐기를 좋아해. 창가에는 햇볕도 가득하고~ 가끔 벌레잡이 놀이도 할 수 있고~ 새도 지나가고 낙엽이 지는 것도 볼 수가 있어. 그래서 똥쟁이는 우리 집에서 젤 변화무쌍한 창가에 앉아있기를 정말 좋아해!!
3) 깔끔한 뚱땡이는 그루밍과 스크레치를 좋아해. 내 몸 구석구석을 핥아주면 깨끗해진 내 몸에.. 마음이 안정되고 기분이 좋아져서 시간 날 때마다 그루밍을 하고 있지~ 그리고 발톱 손질하려고 식탁 밑 카펫에서 스크래치 하는 것도 좋아해!! 엄마가 스크레 치하다 떨어진 내 발톱을 모아 작은 서랍에 넣는 것을 보았어~ 뚱뚱 고양이는 그런 엄마 모습이 너무너무 좋아
5. 뚱땡이의 소박한 클로징 멘트~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뚱땡이에게 제일 소중한 것은~ 음음~ 그래! 젤 좋은 것은 햇살 가득한 따뜻한 우리 집이야~ 오늘 창밖은 가을색이 어두워져서 겨울이 다가옴을 알 수가 있었지... 우리 집 앞산의 꼭대기엔 낙엽송이 자리 잡고 중간엔 소나무가 한 줄 있고, 젤 아래에는 떡갈나무 숲이야. 그중 떡갈나무잎이 가장 먼저 떨어져서 오늘은 떡갈나무의 맨 나뭇가지가 보였어... 떡갈나무 잎들은 엄마나무를 떠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울까? 나는 엄마를 떠나는 떡갈나무잎이 너무 불쌍해... 엄마를 떠난다는 생각만 해도 무서워... 엄마, 떡갈나무잎이 떨어지고 있어... 나는 엄마나무에 꼭 붙어있을 거야~ 오늘 얘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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