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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원주 소금산 한 바퀴 3km이고 2시간 걸려~ 오늘 12,000보를 걸었어!

by 시골쥐 2022.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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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분이 사모님이랑 소금산 다녀왔다고 멋지게 블로그에 글을 쓰셨어~ 소금산 출렁주(막걸리)에~ 부침에~ 별로 안 유명한 집에서 감자탕까지 드셨다는 자세한 이야기를 말이야... 나도 그날부터 아들을 졸랐어... 아들아 엄마 소금산 가고 싶다~ 소금산이 그렇게 좋다더라~ 너는 가봤니~ 에고!!! 내가 소금산은 한번 가보고 죽어야 하는데~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와 울렁 다리 건너기 체험

고속도로는 신나게~ 휴게소는 즐겁게~

1. 소금산으로 뿌아앙~ 출발

아들은 뿌아앙~ 하는 차를 타고 다녀. 차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말이야... 그리고 차 안엔 아이처럼 인형도 많더라고~ 그리고 또 가사가 들리지 않는 노래를 계속 들어... 에고에고 불쌍한 내 귀!!! 휴게소에 들러 고속도로 국민음식인 가락국수 한 그릇씩... 몸무게 제법 나가는 아들은 얼큰 부대찌개를 한 개 더해서 먹더라고~ 옛날에 많이 보았던 오락기가 있는 추억의 오락실도 들여다봤어!! 어찌어찌 서원주에서 내려 소금산에 도착했지. 주차장에는 소금산에 오르면 화장실이 없다고 화장실에 꼭!!! 들리란 글이 쓰여있더라~ 출렁다리가 눈앞에 보여서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아닌가 봐~ 살금 걱정!!!

2. 이제 입장료 9,000원 내고 3km 소금산 둘레를 걷기

매표소에서 나무계단을 따라 쫌 올라가면 출렁다리로 진입하는 게이트에서 입장권 검사를 해. 아~ 여기까지는 술렁술렁 왔는데 높이가 100m인 파란 출렁다리가 아무래도 만만치가 않아 보여. 자꾸 가슴이 쫄깃해지고 현기증이 나고 기분이 좋지 않았어. 괜히 소금산 가자고 그랬나!!! 후회막급이었지. 고소공포증에 쫌만 올라가도 어지러운데 말이야. 출렁다리를 선뜻 건너지 못하고 그 앞을 뱅뱅 돌고 있는데 말이야~ 근데 말이야. 비공개 몸무게가 100kg이 넘고, 키가 192cm나 되는 아들이 도저히 못 가겠다고 항복 선언을 해버린 거야. 게이트 검표원은 그런 사람이 많다고 절대 무리하지 말고 그냥 내려보내라고... 얼떨결에 혼자 남았어...

소금산 잔도길에서 바라다 본 파란출렁다리와 노란울렁다리

3. 도대체, 누가 이런 걸 만든 거야?

소금산 출렁다리에 올라 멀리 있는 앞산에 두 눈을 고정하고 손으로는 난간 줄을 꽈악 잡으며, 다리를 펴지 못해 굽은 다리로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걸었어. 진짜 여기서 쓰러질까 봐 무서웠어. 아득하게 강물이 흐르고 있었지. 이 눔의 출렁다리는 흔들리긴 왜 이렇게 흔들리는지. 갑자기 다리 밑으로 나만 뚝!!! 떨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 다리를 다 건너 호흡이 제자리로 겨우 돌아왔지만, 곧 이어진 1km의 소금산 잔도 길도 만만치 않아. 그 높은 곳에다 왜 바닥은 빵꾸뽕뽕 뚫어 놓은 건지 다릴 후들거리며 걸었어. 마냥 걸었어. 소금산 기암괴석의 아름다운 풍경이 끝내준다는데. 나는 하나도 본 것이 없어. 스카이타워에서 빨간 잠바를 입은 아주머니 한 분이 난간을 잡고 후들거리며 거의 기어서 가더라~ 똑같은 처지의 그 아주머니는 심호흡하고 서있는 내 곁을 지나면서 "도대체... 누가 이런 걸 만든 거야.... 에고 고고... 00 자식"

4. 죽지 않고 어찌어찌 내려왔어..

스카이타워도 다 빵꾸뽕뽕이야. 여긴 다 빵꾸뽕뽕이야. 누가 디자인했는지 정말 못됐어. 타워입구에 나무데크가 진짜 반갑더라. 한 스님이 제자 두 명에게 말했대. 창밖 강물 위에 있는 저 배를 없애거라~ 한 동자승은 얼른 일어나 창문을 꼭!! 닫았고, 한 동자승은 얼른 제 두 눈을 감았대. 그래~ 나도 이 번민에서 간절히 벗어나고 싶어. 소금산 꼭대기... 비바람은 몰아치기 시작했고 빨간 잠바 아주머니와 나는 눈앞의 괴로움에서 벗어나지도 못하고. 비바람까지 더해진 울렁다리를 죽지 않고 어찌어찌 건넜어. 휴우~~~

주차장 주변에는 먹거리~ 막걸리~ 식당~ 커피집 없는게 없어!!

5. 엉엉~ 다시는 여기 안 올 거야!

출렁다리, 소금산 잔도길, 울렁 다리의 빵구뽕뽕이 수많은 흔들림과 괴로움을 주었지만, 내려오는 거친 산비탈은 내게 평화와 평온과 행복을 주었지. 안내원들이 어르신들은 무릎 조심해야 한다고 조심히 내려가라 했지만... 나는 나는 듯이 산길을 내려왔어. 걱정만 너무 많았던 192cm, 100kg 아들이 비 맞을 엄마가 걱정되어 우산 들고 마중 나와 흙길 위에서 마주했지. 이제 산꼭대기 빵꾸뽕뽕에서 땅바닥으로 팽개쳐질 것 같았던 두려움은 다 사라졌어. 그래 아들아~ 나 너무 무서웠어~ ㅠㅠ. 비바람이 너무 무서웠어~ㅠㅠ 다시는 여기에 안 올 거야 ㅠㅠ 우리는 그냥 낮은 땅에서 평화롭게 살자~


<오늘은 원주 소금산을 혼자 걸었어>

1. 일기예보 보고 나설 것!!! 다른 사람들은 우비를 꺼내 입었는데 난 내리는 모든 비를 다 맞았어!!!
2. 서원주에서 내려서 10여 분 만에 소금산과 간현산 사이에 있는 주차장에 온 거 같아.
3. 입장료는 성인 9,000원, 첫째, 셋째 월요일과 설날, 추석날은 휴장일이야.
4. 코스는 약 3km : 매표소-소금산 출렁다리- 소금산 잔도길 - 스카이 타워 - 울렁 다리 - 하산- 주차장.. 크게 한 바퀴 도는 코스
5. 총 소요시간은 나 혼자 걸어서 2시간 : 내려오시던 아주머니는 2시간 반 걸렸다는데.
6. 옆에는 간현 레일바이크도 탈 수 있고, 음식점, 커피집, 막걸릿집, 편의점 다 있어. 입구가 제법 큰 마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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