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옹아~ 오늘은 왜! 왜! 왜! 현관 마중 안 나왔는데??? 나는 현관문 열 때마다 네가 있을까~~ 까꿍 하려고 문을 코딱지만큼만 열고 집안을 들여다보는데... 네가 없으니 너무너무 실망스러웠어ㅠㅠ 함께 살다 보니 내가 너를 길들인 것이 아니라 네가 나를 길들였나 봐 ㅠㅠ. 그렇게 소파에 폼 잡고 누워 실눈 뜨고 엄마 보면 어쩔 건데? 오늘은 쫌 건방져 보이긴 하지만 할 얘기가 많으니 잠들지 말고 엄마 강릉 다녀온 이야기 들어줘봐~ 그리고 배한 번 만져봐도 되니? 고마워~ ^^
1일 짧은 강릉 여행
1. 냐옹아~ 엄마 지금 강릉 갔다 왔어!
너도 알지만 엄마 친구들은 나이가 비슷하잖아~ 근데, 옛 직장에서 만난 아주 젊은 친구 둘이서 엄마에게 연락을 했어~ 자기들이 정말 정말 바쁜데.. 오늘 시간을 냈으니 커피 마시러 무조건 강릉 가는 거라고... 어머나!!! 속으론 엄청 좋았지만 "아이고 별말씀을..." 하고 거절했거든~ 그랬더니 고맙게도 "안됩니다!! 강릉 커피는 무조건 가셔야 합니다!!" 했어... 그래서 그 유명한 강릉 커피 마시려고... 강릉 가는 자가용에 냉큼 올라탔지^^ 너, 엄마가 젊은 친구 있다는 것에 감동받지 않았니? 그리고 핫하게 커피 마시러 강릉까지 갔었다니~~ 놀랬지? 정말 너무 멋진 하루였어!!!
2. 강릉 빵 다방에는 줄 선 사람들이 꼬불꼬불~
영탁의 서해안고속도로 타고~가 아니라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란 노랠 들으며~ 영동고속도로 타고 강릉으로~강릉에선 젤 먼저 강릉 빵 다방으로 갔지... 유명한 인절미 크림빵을 사려는데 줄이 꼬불꼬불~ 오픈 시간이 12시라 해서 우리도 긴 줄끝에 섰어.. 인절미 크림빵은 넘치는 콩고물과 가득 찬 크림 때문에 얼굴 여기저기~ 옷 여기저기에 마구 흘려가며 먹는 거래~^^ 한참을 기다려 들어간 빵집 매장 안에 유명 인절미 크림빵은 안보이더라.. 보니까 카운터 뒤에 박스를 쌓아놓고 따로 팔더라고~ 역시 유명 빵이야!!! 인절미 빵과 라테를 하나씩 들고 2층 카페에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조그맣게 잘라먹었어.. 진짜로 콩고물과 크림이 입으로 옷으로 우수수수수~~~ 엄마 꼬까옷에 묻은 이자국 있잖아! 이거! 이거 크림 떨어진 자리야~
3. 앞으로 한 일 년은 바다 안 봐도 살 것 같아~
겨울이 시작된 지금도 경포대에는 주차할 자리가 없어서 한참을 왔다 갔다 했어... 강릉 경포대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라 사시사철 사람이 많아~ 소나무 숲의 긴 산책로와 내게로 끊임없이 다가서는 파도... 그리고 냥이가 좋아하는 조개껍질이 모랫속에 많이 숨어 있는 서프라이즈 한 곳이었지~ 조개껍질은 냥이에게 주는 엄마 선물이야~ 뭐야 관심 없다고? 이런 거 좋아하지 않았니?? 근데... 엄마는 경포대에서 뭐하고 놀았냐고? 엄마는 움직이는 파도가 신기해서 파도 사진만 100장은 찍은듯해~ 그리고 그네를 타면서 바다를 봤어~ 소나무 숲 속을 걸으면서도 바다를 봤어~ 계속 계속 바다만 보고 왔어~ 앞으로 한 일 년은 바다 안 봐도 살 것 같아~ 아 시원해!
4. 강릉엔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를 마시러 간 거야~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여기야~ 강릉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 영진 본점!!! 엄마가 매일 아침 커피+우유 마시는 거 봤지? 엄마는 커피를 좋아해!! 그걸 잘 아는 내 젊은 친구가 요기로 엄마를 데리고 갔지~ 커피집 입구는 몽마르트 뒷길에서 보았던 아주 작고 낡은 화랑 같이 이국적이었어. 오늘은 진짜 운도 좋아서~ 우리나라 바리스타 1세대 박이추 선생님이 직접 로스팅하여 내려주는 드립 커피를 마셨어~ 와아~ 여긴 커피 종류가 많더라~보헤미안 블랜드 커피 5가지에 오리지널 커피는 10가지도 넘는 듯했어... 그중, 파나마의 한 농장에서 만들고 "커피잔 안에서 신의 얼굴을 보았다"라는 심사평을 받아 몸값 팍!! 올라갔단 그 유명한 신의 커피!!! 젤 비싼 커피!!! 꽃과 과일향에 신맛이 특이한 <파나마 게이샤>를 마셨어.. 신맛이 첨엔 거슬렸는데 천천히 조금씩 마시니 나중엔 매력적인 맛으로 느껴지더라고~ 그리고 참, 세계 3대 커피는 블루마운틴, 예멘 모카 마타리, 하와이안 코나!!!
5. 오늘부터 세 여자는 보헤미안이야~
왜 뭉쳐서 다니면 흥이 나잖아~ 오늘 짧은 강릉여행이 그랬어.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 긴 시간 동안 니 얘기~ 내 얘기를 주고받았겠다~ 강릉서 그 유명한 빵집과 커피집의 맛난 공동 추억도 생겼겠다~ 괜찮으면 우리 주기적으로 짧은 여행을 다녔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엄마는 냉큼 "ㅇㅋ!!!!" 했지.. 그리고 우리 단톡방 이름도 정했어~ 우리도 보헤미안이라고 말이야.. 속세의 관습이나 규율 따위를 무시하고 방랑하면서 자유로운 삶을 살기로 했어~ 매일매일 얽매어 살았던 우리는... 우리만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르기로 했어~ 난 쉽게 오고 쉽게 가지, 기분이 좋았다가도 나빠지곤 하지~ 냐옹아, 그냥 날 놓아줄래? 난 이제부터 보헤미안이야!!
<누이들의 짧은 강릉여행 요약>
1) 다 같이 - 한차로 영동고속도로 타고 강릉 이동
2) 강릉 빵 다방은 1층 빵집, 2층 카페야 - 인절미 크림빵 3,500원, 삼식이 빵 5,000원, 인절미 라테 6,000원
3) 경포대 바닷가 - 주차무료, 바닷바람 무료, 밀려오는 파도 구경도 무한 무료, 그네 무료
4)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 - 파나마 게이샤 커피 8,000원
5) 강릉에서 머문 시간 - 4시간
6) 강릉여행에서 얻은 것 - 우리도 보헤미안이 되었다는 것이지~ㅎ.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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