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렸을 적에도 춘천에서는 막국수를 많이 먹었다. 메밀로 만든 국수의 질걱질걱한 질감이 특징인 막국수는 사창 고개의 실비 막국수집이 가장 유명했었다. 메밀면에 맑은 육수를 부어 고기 한점, 삶은 계란 반개, 무 절임 한 조각을 올려 내어 놓는 시원한 실비 막국수집의 막국수를 춘천 사람들이 무척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에도 막국수는 외지에서 놀러 온 사람들이 꼭 한 그릇씩 먹고 가는 필수 음식이었다. 세월이 흘러 흘러갔지만 춘천의 막국수는 여전히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으며 춘천 방문객들은 그 많아진 막국수집 중에서 어디로 가야 맛있고 좋은 추억을 만들까 고민하게 된다.
춘천에서 막국수도 먹고 소양강구경도 할 수 있는 무료주차장 소개
1. 춘천 소양강에는 위도, 중도, 하도의 섬이 3개 있다.
춘천에는 먹거리도 많지만 볼거리도 너무나 많다. 춘천을 휘돌아가는 소양강 줄기에는 3개의 섬이 있다. 섬 이름은 성의 없게도 상, 중, 하 순서대로 위도, 중도, 하도이다.
1) 위도는 고슴도치섬이라고도 하는데 40년 전에도 이미 축구장, 배구장, 수영장 등 놀이시설과 위락시설이 갖추어져 배 타고 소풍으로 많이 갔었던 곳이다.
2) 중도에는 사는 사람이 별로 없고 춘천의 채소 99%를 제공하는 밭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 참! 혹시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드넓은 밭이 있는 중도에 들어가려면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배에 함께 탔던 소가 응아를 푸지게 하자 사람들이 소와는 반대쪽으로 우르르 몰려가 배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났었다. 학생들이 포함된 31명의 사망하는 비참한 사고가 났었다. 1970년 11월 5일에 있었던 일이니까 정말 오래전 이야기다.
3) 하도는 붕어섬이라고도 하는 데 춘천고, 춘천교대를 나와 교사를 하던 소설가 이외수 씨가 화천에 들어가기 전에 이곳에서 창작활동을 하셔서 유명해진 곳이다. 춘천 사람들은 긴머리의 지저분하고 거지같은 몰골의 이외수 씨를 그리 존경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지역사람들이 지역인을 홀대하며 내세운 나름 합당한 이유이다.
2. 중도에 다리가 놓이고 레고랜드가 들어왔다.
1) 춘천역 바로 뒤에서 중도로 이어지는 춘천대교가 생겼다. 예전에 중도 주민들의 타고 다녔던 배선착장 인근에 생긴 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레고랜드이다. 춘천이 한동안 애니 춘천으로 명성을 떨구며 " 우리의 빛나는 꿈, 우주를 정복하리"라는 슬로건 아래 2007년 강원애니고등학교가 개교하였고, 또 오랜 산고 끝에 레고랜드가 들어와서 춘천시민들이 열광하게 했었다.
2) 춘천 사람들이 소양강에 구경 간다면 대부분 이 중도 선착장 주변이다. 이곳에는 예쁜 찻집도 많고 큰 볼거리로 소양강 스카이워크가 있다. 소양강 중심부로 들어가는 스카이워크는 바닥 전체가 유리로 되어있어 검은빛이 도는 소양강물이 그대로 보이게 되어있다. 또 특이한 것은 덧버선을 신고 입장하도록 하여 바닥 유리면을 보호하는 것은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흐리고 추웠는데도 사람들은 많은 편이었고, 입장료는 2,000원인데 2,000원짜리 춘천지역화폐를 주었다.
3) 내 18번 노래인 소양강 처녀를 동상으로 만들어 스카이워크옆에 세워져 있다. 동상 뒷면에는 소양강처녀가 17살이라고 쓰여있는데 잘생긴 서구적인 얼굴에다가 짙고 강한 눈썹, 휘날리는저고리 고름과 치마자락으로 나이가 제법있는 아주씩씩한 전사처럼 보인다. 5억5천만원을 들여 7m 높이로 만든 소양강처녀 동상에 대해서는 춘천시민들의 불만이 드높다.
3. 스카이워크 건너편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남촌 막국수로
남촌 막국수는 춘천사람들이 즐겨찾는 오래된 전통맛집으로도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오늘 남천막국수를 소개하는 이유는 처음 춘천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차를 한곳이 주차해놓고 볼거리와 맛난 막국수를 동시에 해결할수있기 때문이다. 전국 어느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차를 주차하기가 만만치가 않다. 남천막국수 옆에는 시에서 운영하는 무료주차장이 있다. 여기에 차를 세우면 소양강 스카이워크, 소양강처녀를 보면서 소양강 강변을 거닐다가 도로아래에 있는 보행로를 지나 남천막국수로 들어가면 된다. 늦은 아침으로 오후 3시쯤에 남촌막국수에 들어갔음에도 정성스럽고 깊은맛이 나는 막국수를 먹기 위해 자리가 꽉 차있었다. 옆자리 앉은 모녀분이 여기 만두국도 보통맛이 아니예요하는 바람에 막국수하나, 만두국하나, 전병하나를 시켜 먹었다. 만두국은 깊은 사골맛이 나며 양도 제법이어 칭찬받을만 하였다. 막국수는 물론 열무김치, 무동치미, 깍두기 하나하나가 다 맛있었다.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입맛까다롭기 소문이 난 우리이모도 남촌막국수는 엄지 척!이다.
4. 이제 배도 부르니 레고랜드 구경 가볼까?
요즘 하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레고랜드.. 입구에는 문화재 보호 관련하여 철수하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있었다. 소양강을 흐르는 퇴적물이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진 섬에서 8천 년간 누적된 유물이 약 9천 점이 나왔다고 한다. 당시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 생겨버린 것이다. 유물 발굴로 7년의 시간을 보내고 중도에는 8,000명 이상이 살았던 대도시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금도 한쪽에서는 유물을 발굴하는 중이고, 파는 곳마다 유물이 나온다고 한다. 드넓은 중도에는 빈 주차장과 레고랜드 건물이 하나만 우뚝 들어서 있다. 오늘 같이 흐린 날에 보는 레고랜드는 폭풍의 언덕에 나오는 히드 클리프가 생각이 났다. 히드 클리프(황무지 언덕)!!! 여기서 또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서울서 2시간거리의 레고랜드가 에버랜드같이 되려나? 언제 발굴이 끝날지 모르는 그 많은 유물들은 또 어찌해야 하나? 춘천시민들도 도지사도 머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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