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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을마다 눈 소식, 눈 오는 날이 슬펐던 나의 블랙박스

by 시골쥐 2022.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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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부터 눈이 많이 내려서 하루종일 꼼짝도 안 하고 집에만 있었어.  하늘님이 화이트크리스마스를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모양이야.  아름다운 흰 눈이 펑펑 내리는 아침, 눈 오면 다들 좋아라~ 하겠지만 나는 창밖을 연신내다보며 오늘 차 갖고 나가도 될까? 버스를 타고 가야 하나? 택시를 타는 게 나을까?  많은 갈등과 번민 속에서 출근시간을 맞이해야만 했어.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

 

눈 오는 날이 슬펐던 나의 블랙박스

산넘고 강건너야 하는 출근길 겨울풍경

1. 눈이 너무도 많이 오는 날에 얼른 출근하라는 상사, 붙잡는 아저씨

아침 창밖을 내다보니 눈이 오고 있었어...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냥 차를 가지고 길을 나섰지. 직장까지 30분 거리를 산길을 따라가야 하는데  가는 동안에도 눈이 펑펑 쏟아지는 거야. 겨우겨우 산 정상에 다다랐을 즈음에는 도무지 앞이 안 보여서 주유소에 차를 세웠어.  주유소아저씨가 이런 차로는 마을까지 갈 수가 없다고 자기네 트럭이 곧 출발하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나를 붙잡더라고. 그래서 직장에 전화를 했지. 눈이 와서 조금 늦을 것 같다고... 그랬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야.  " 아 왜 못 와.  살살 운전해서 얼른 와~"  그 말이 왜 그렇게 섭섭했는지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목소리가 생생해.  그날  " 그래? 당연하지. 여기 걱정 말고 조심해서 천천히 와요." 그랬으면 정말 좋았을 것을 말이야.

2. 눈이 쏟아지는 아침에 아줌마는 왜 돌아다니세요?라는 아저씨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그 당시에 가장 작은 소형차 티*를 타고 출근을 하다 길이 안 보여 길가 도랑으로 차가 빠졌어. 뒤차 따라오다 놀라서 브레이크를 밟으니 그 차도 이제 출발이 안 되는 거야. 뒤차에서 건장한 아저씨 세분이 나와서 티*를 번쩍 들어 길 위에 올려주면서 " 아주머니, 이렇게 눈이 쏟아지는 날 아침부터 어딜 그렇게 다니세요. 집에 계시지..." 고맙기도 하고 대답도 해야 하고... 속으로만 말했다니깐  '아줌마도 바빠요. 지금 지각이에요~'  그쪽 아저씨팀도 이쪽 아줌마도 눈 펑펑 쏟아지는 날 바쁘긴 매 한가지지 뭐~

3. 네가 사는 것도 다 네 팔자라고 도망가버린 운전자

그날은 직장동료와 함께 겨울철 땡땡 얼어버린 도로를 달려서 출근하는 길이었어. 그래도 길이 미끄럽다고 3~40km로 차를 살살 운전하고 갔었지. 다리 위를 지날 때 앞에서 검은색 승용차가 4차선 길을 미끄러지면서 옆모양으로 내게로 다가오는 거야.  어쩔 줄을 모르고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내차가 튀기 시작했어. 다리 난간으로 갔다가 갑자기 4개의 차선을 넘어 건너편 시멘트 운송차량인 추레라 밑으로 튀어 들어갔어. 아~ 이젠 이렇게 죽는구나 했는데 바로 그 추레라 앞에서 또 튀어 반대쪽 다리 난간에 차가 걸려서 멈추었어. 정말 찰나에 지그재그 한 바퀴를 돈거지. 차에서 내리는데 내 앞으로 밀려왔던 검정 승용차는 다리난간에 다다다다 걸리는 소리가 나더니 꽁꽁 언 다리를 지나서 쏜살처럼 도망을 갔어.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동료가 사 온 청심환을 먹었는데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라고. 내가 아직 더 살라는 팔자인가 보다~ 했어 

4. 겨울철 운전 서두르다가 망가진 아저씨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눈 온 아침을 좋아하지는 않아. 내가 큰 산을 두 개 넘어서야 있는 직장에 다녔을 때 빙 돌아서 안전하게 가려고 자동차전용도로로 올라서는 중인데 차바퀴가 슬금 밀리는 거야. 너무 놀라서 정말 살살 기어서 운전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달려오던 차 두대가 천천히 진입하는 내 차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쌩하고 추월하더니 가드레일에 가서 한 차가 부딪히고 또 한차가 부딪혀서 두 개가 나란히 사고가 난 적이 있어.. 내가 천천히 갈 때는 다 이유가 있겠지. 조금만 서행했으면 좋았을 것을 말이야.  겨울철에는 사방이 다 시그널이야.  절대로 빨리 달려서는 안 돼. 주변을 살피면서 천천히 운전하는 것이 최고야!

겨울철 고갯마루의 도로모습

5. 산길운전 9년 눈길에 나름 베테랑~ 택시운전해도 되겠어!

커다란 산고개를 두 개 넘어야 하는 출퇴근을 9년이나 했어. 겨울철 눈이 안 와도 사방이 빙판이야. 한 번은 산그림자에 숨어있는 도로가 꽁꽁 얼어서 도로옆에 차를 세우고 스프레이체인을 뿌려볼까 했는데...  내가 걸을 수가 없을 정도로 도로가 미끄럽더라고. 그래 정말 미끄러워 걸을 수가 없는 길을 차를 가지고 9년을 다녔어. 직장에는 15명 정도의 직원이 있었는데 그동안 눈길 교통사고가 한 번도 안 난 사람은 나 하나뿐이었어... 그래서 우리 마스터가 나보고 뭐랬는지 알아?  " 0 선생은 택시운전해도 되겠어~" 나는 나름 인정받은 베스트 드라이버야. 오늘, 눈 많이 왔다고 집에만 있긴 했지만 말이야~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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