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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표 들고 기다리는 맛집, 영월 초원가든의 성공 비결 3가지

by 시골쥐 2022.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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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남자친구가 인터넷에서 보았다며 초원가든을 소개해줬어... 오잉? 그 시골에 무슨 맛집이 있겠냐며 지나다가 별 기대 없이 들렸었지... 그 후, 누가 밥 먹자고 하면 영월까지 그 먼 거리를 드라이브 삼아 달려가서는 아주 흐뭇하게 생선구이를 먹고 오지~ 고객님을 사랑한다면 맛과 함께 서비스는 초원가든처럼 ~

영월 초원가든이 맛집일 수밖에 없는 3가지 이유



1. 식당이라고 하면 무조건 맛이 있어야지

옛날에 음식점에서 욕쟁이 할머니한테 욕 얻어먹어 가며 먹는 것도 음식이 맛있으니까~ 맛있으면 다 용서가 되는 거야 하면서 먹었었잖아. 배고픈데 내 돈 내고 맛없는 거 시키고, 내 돈 아까워서 그냥 먹고 배부르면, 이 세상에서 그것보다 속 상한 것이 어디 있겠어. 그런데 의외로 그런 적이 많아. 그래서 나는 이런 식당은 피해~ 터미널 근처의 식당, 역전, 관광지... 식사시간에 가게 안을 들여다봐서 사람 없으면 안 들어갔어. 요즘은 블로그를 보고 별점이 몇 개인가도 보고, 사진도 꼼꼼히 잘 보고... 진짜 맛있는 집인가 몇 번씩 교차확인을 하지. 그래도 맛없는 집에 들어가게 되면 "아이고 내 팔자야~ "하며 신세타령을 해!!!

따뜻한 보리차 주전자


2. 뜨거운 물, 차가운 물, 보리차의 주전자를 3개 주는 식당

시내에 있는 생선구이집들 하고는 어쩐지 달라... 낡은 스라브집을 개조하여 식당을 운영하시는데 낡았지만 청소를 깔끔하게 해 놓으셨더라고~ 또 할머님이 서빙하시는데, 먹는 물 하나도 손님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돌솥밥에 부울 뜨거운 물, 식수로 제일 많이 찾는 차가운 물, 겨울철이라 난로 위에 따끈한 보리차 주전자를 올려놓았다가 내어주시며 "뜨거우니깐 찬물 섞어서 천천히 드셔야 해요~"라고 따뜻하게 말씀하시는 그 차분함에 깜짝 놀랐어. 식당 안에 손님이 가득해서 일손이 부족한 상태라 손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면서도, 그런 바쁜 상황 속에서도 식당의 손님과 주인이 아니라 고향집의 할머니처럼, 친이모처럼 얼마나 다정하게 말씀하시는지... 이런 친절함은 타고나는 거겠지? 살아보니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야.

3. 손님을 조용히 배려해주는 할머니의 센스

서빙하시는 할머니가 너무 멋있으셔~ 반듯하고 깨끗한 차림에 혼자서 홀서빙을 하시며 많은 손님으로 바쁘실 텐데, 다녀가신 손님들은 거의 기억하시는 것 같았어. 손님 한 분 한 분 다 인사를 건네고 말을 걸어주시더라고... 나도 그 주인어른 기억을 제대로 못했는데 연세 드신 분이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기억을 하시는 걸까? 그리고 바쁘게 왔다갔다하시면서도 식당 안의 손님들의 상황이 어떤지 환하게 알고 계셨어. 내 옆좌석의 아저씨가 주춤거리며 일어서니까 눈치 빠르게 옆에 다가가 조그만 목소리로 "지금 화장실에 아이가 있어요. 저기 기다리는 아이도 있으니 조금만 기다렸다 가세요~" 하여간, 할머니는 타고난 센스쟁이야.

2인분 밥상 모습
생선구이 차림표와 차려진 생선구이 2인분

4. 음식은 말해 뭐 해~ 진짜 바닷가보다 맛있었어

생선구이가 너무 유명한 집이니 생선구이 2인분을 시켰어. 밑반찬은 김치에 꼬막, 게장, 멸치, 생미역, 젓갈... 다 바닷가 음식이잖아. 거기다가 미역국까지 주더라~ 냉큼 한 젓가락씩 맛을 보았지. 대한민국 내륙 한가운데서 먹는 밑반찬은 대한민국 어느 항구에서 먹는 것보다도 바다향이 풍부하고 더 맛있고 푸짐했어. 생선구이가 나오기도 전에, 벌써 밑반찬에서 아주 흡족했지. 잘 구워진 임연수어와 고등어 한 마리, 금방 지은 뜨거운 돌솥밥이 곧 나왔어. 말해 뭐 해~ 생선도 찰지고, 고소한 흰밥도 너무 맛있었지. 자기가 상상하는 그대로야. 게다가 가격도 1인분 1만 원이야.

5. 욕쟁이할머니한테 욕 들어가며 먹는 시대는 끝났어. 식당영업 성공 비결 3가지

우리나라는 2020년 음식업(주점포함)이 80만 개, 숙박업, 미용업 등의 총 생활서비스업체는 인구비례로 보면 미국의 7배, 일본의 2배 이상이래... 우리나라에서는 매일 창업을 하지만 성공확률은 약 5%라고 하잖아. 그런데, 초원가든은 허허벌판의 시골에서 어떻게 유명 밥집으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바쁘신 주인어른과 직접 이야기는 못 나눠 봤지만, 내가 생각하는 밥집 성공비결은 이런 것 같아. 아들이 음식을 하고 며느리가 보조하고 어머니가 서빙을 하는데,
1) 아들이 맛있는 모든 음식을 다하고 김치까지도 직접 담근다니까 진짜 요리를 잘하는 주방장이 맞아!
2) 싹싹한 며느리는 바쁘면 주방으로 홀로 왔다 갔다 하면서 온갖 허드렛일을 다하고 빈틈을 없게 하지~
3) 타고난 센스쟁이 할머니는 홀에서 손님들 하나하나 살펴가며 따뜻한 말을 건네고 조용히 도움을 주시지...
아들의 맛있는 음식에 눈치 빠른 며느리의 서포트에 부지런한 어머니가 계신데 어떻게 맛집이 안 되겠어. 요즘은 맛있어도 서비스가 엉망이면 절대로 안 가. 맛있고 친절한 집이 최고지. 옛날처럼 욕쟁이할머니한테 욕 들어가며 먹는 시대는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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