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우리 어머니가 노인대상 물건을 파는 곳에 가셔서 휴지랑 세제, 설탕 별거별거 다 챙겨 오시던 시절이 있었어. 그곳에 가면 어머니~어머니~하면서 손도 만져주고 이뻐해 주며 재밌게 놀아주는 게 너무 좋다고 말씀하셨지. 사냥 나가서 꿩 한 마리씩은 잡아오는 사냥꾼처럼 매일 휴지 한 묶음을 들고 아주 자랑스럽게 집으로 들어오셨었지. 그렇게 열흘쯤 지난 어느 날, 집에는 의료용 침대가 하나 놓여있었어. 등 쪽으로 동그란 구슬이 아래위로 움직여가면서 허리를 훑어주는 온열 찜질안마기... 우리 어머니 말씀이 난 죽을 때까지 여기서 안마받으며 건강하게 살 거야. 30년 전 170만 원을 주고 샀던 안마기는 어머니 방에서 거실로 안방으로 베란다로 곳곳을 쫓겨 다니다가 큰아버지가 허리 아프다고 해서 갖다주고 끝났어. 아까운 내 돈, 물건 살 때는 정확한 판단을 해야해.
내가 찾아낸 인터넷 정보는 후회로 끝날 때가 많아
1. 나는 인터넷으로 맛집, 커피집을 검색하곤 실망해.
요즘은 다들 차가 있으니 가벼운 여행을 많이 하잖아. 낯선 곳에 가면... 나처럼 군청 민원실에 앉아서.. 달리는 차 안에서 옆사람에게 찾아봐~찾아봐~ 친구가 찾아낸 곳이 이서카페였어. 브런치카페인데 별점이 아주 많대. 똑같이 맛있는 장소를 찾지만 사람마다 다 다른 곳을 찾아내는 것이 신기해... 글 쓰면서 지금 찾아보니 나는 이서카페가 안 나와. 정보검색은 참으로 힘들어!!! 나는 형편없는 집을 아주 잘 찾아내는데... 젊은 사람들이 아주 만족스러운 집을 찾아내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해!!!
2. 드디어~ 찾아갔지만 썰렁, 길가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어.
홍천군청에서부터 달리고 달려서 갔는데.... 도로 주변에는 새로 지은 한옥펜션과 숯불고깃집이 보이고.. 전원주택지도 흰색흙살을 보이며 황량하게 펼쳐져 있었어. 이제 막 도로옆으로 상가와 마을이 생기는 중인가 봐. 아~ 급 실망!!! 그렇게 오래 달려서 왔건만... 이서카페는 지은 지 얼마 안 되는 짙은 회색 네모난 카페로 주변이 너무 황량해. 전원 카페는 주변환경도 멋있어야 하잖아. 건물외관도. 건물내부도. 건물 주변도 안정되고 주변환경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집 이어야 하지. 커피는 좋은 원두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말이야.
3. 내 차는 길 건너 마운틴카페 앞에 세웠어.
운전하면서 주변을 휙~ 둘러보니 한옥으로 지은 이 카페가 반짝거렸어. 그리고 애완동물 동반카페라는 글도 보였어. 그래 마운틴 카페에서 운전으로 지친 몸을 좀 쉬자~ 한옥카페를 내가 좋아하긴 해!!! 나는 나이가 들으면 한옥집에서 살아야지 했는데... 지금 보니 따뜻하고 다니기 편리한 아파트 1층에서 사는 것이 젤 좋겠단 생각이야. 출입문은 도로 쪽이 아니라 골목 안으로 들어가서 건물 오른쪽에 있었어. 도로 쪽은 커다란 창을 내어 시원하게 만들었네. 그래 이 정도면 되었어. 실내는 한옥에 어울리게 가로세로 나무가 가득했지. 빵도 쿠키도 있었지만 아포가토 2잔을 시키고 창가로 가서 앉았어.
4. 아포가토에 대한 달달한 추억
오래전 댓 명이 대학에서 연수를 받고 있을 때였지. 회비 걷어서 밥 먹고 차 마시고 돌아다니다가 학교 앞 카페에 들어가서 우리 처음 보는 것은 다 먹어보자며 메뉴판에 있는 것을 모두 주르륵 다 시켜서 맛본 적이 있거든~ 그중에 아포가토가 있었어. 달콤한 아이스크림에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넣었는데~ 세상에나 이런 맛이~ 젤 맛있더라고. 세월이 지나 다른 것은 생각도 안 나고 아포가토만 기억 속에 달달하게 남아있어. 마운틴카페의 아포가토는 그릇이 너무 얕은 것이 흠이야. 내 부주의로 커피가 넘칠까 봐 조심조심했지만..... 넘쳤어 ㅠㅠ
5. 커피에 달걀노른자 동동 띄워서 마시는 모닝커피의 추억
우리나라에 커피가 처음 들어온 것은 고종황제가 미스'손탁'을 통해 커피를 처음 맛보고 정관헌이라는 커피하우스를 만들었다고 해. 그 당시 커피가 맛도 쓰고 검은색이라 서양에서 온 탕국 '양탕국'이라 부르기도, 커피를 중국식 발음으로 '가베'라고도 했다더군. 우리나라 최초의 바리스타는 1927년 이경손이라는 영화감독이었는데, 그 당시 턱시도를 입고 커피를 만들었대. 멋지지? 6.25 전쟁이 나고 미군들과 함께 들어왔던 커피는 사교의 장소로 북적이다가 1960~70년대에는 커피에 달걀노른자를 동동 띄워서 아침에만 판매하는 모닝커피가 유행을 했었어. 계란 동동에 참기름 한 방울! 나는 먹어본 적이 있어. 쌍화차얘기하는 것 같지만 진짜로 커피에 계란 노른자 띄워서 팔았던 시기가 있었어. 맛은? 괜찮았지~
6. 큐 그레이더(생두감별사) 50%가 한국인...
2020년에 우리나라에 커피집 8만 5천 개(미장원은 11만 개)로 조사되었어. 커피 전성시대야. 우리나라는 커피 열풍으로 세계의 큐 그레이더(생두감별사) 라이선스 소유자의 50%가 한국인이래. 생두감별사 6,000명 중 3,000명이 우리나라 사람!!!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사랑은 아무도 못 말려~ 우리는 뭐든지 끝장을 보는 민족이야. 나도 말이야~ 끈기 있는 배달의 민족답게, 끈기있게 정확한 정보를 찾아서 우리어머니처럼 헛돈 쓰지 않고, 인터넷이 내 맘까지 아는 것은 아니니깐 내 맘까지 바르게 넣어서 검색하는 습관, 방법 익혀서 속상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어~ 오늘은 8만5천개의 커피집 중 내가 찾아간 마운틴카페 이야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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