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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친구 딸이 결혼 했어. 나는 "사진 찍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어

by 시골쥐 202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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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아~ 엄마 오늘 서울 갔다 왔어~ 아침에 "엄마 서울 가서 결혼식 보고 올게 ~"하고 말한 거 기억하니? 난 네 표정 보면 내 말 제대로 듣는지를 정말 모르겠어... 고양이는 왜 얼굴에 표정이 없을까??? 사람처럼 웃고, 울고, 화내고~ 그러면...... 무섭겠다~ㅠㅠ. 냐옹인 그냥 그런 표정으로 사는 게 맞겠다. 네 생각은 내가 독심술로 알아내면 되지 뭐~ ^^. 어머나!! 뭐라고? 독심술의 오류는 어쩔 꺼냐구?? 그러게 말이다 ㅠㅠ... 우리 사이 답이 없다!!!

조선호텔 그랜드볼륨 연회장에서의 결혼식

 

1. 오늘은 엄마 친구 딸 결혼식이야~ ^^

오늘 엄마 친구 딸이 결혼했어~ (엄마는 요즘 결혼식에 가본 지 오래되었어... 코로나였잖아! 코로나!!!)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한다는데.. 엄만 지하철 타는 거 엄청 무서워하는 거 알지? 친구는 내가 제 딸 결혼식에 제대로 못 올까 봐 얼마나 전화를 해 대는지 ㅠㅠ...." ktx 타고 청량리에서 내려서 지하철 타고 시청에서 내리면 된다고 된다고~ " 그래도 뭐... 엄마가 쫌 똑똑해서 금방 알아듣잖아~ 아침 일찍 서둘러서... 너무 일찍 도착한 거야~ ㅠㅠ. 근데, 조선호텔 앞에 스타벅스가 있어~ 거기 들어가서 커피 라테 샷 추가해서 한잔 마시고 자연스럽게 천천히 걸어 들어갔지? 이 세상 아무도 내가 거리를 헤맸는지 몰랐을 거야~ 역시~ 엄만 똑똑해! 똑똑해!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륨 연회장 세팅 완료!!!

2. 조선호텔 그랜드볼륨 연회장은 ~

연회장 입구에서 내 이름을 보고 몇 번 테이블인가를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어~ 세상에나!!!!!! 검은색 실내 안, 천정에서는 반짝이는 은하수를 방안 가득히 흘려서 내려보내고~ 내 눈따라 아름답고 우아한 꽃색이 가로로 넓게 펼쳐져 있었어~ 그리고 커다란 둥근 테이블 위에는 황금빛 고급스러운 플레이트와 꽃과 와인잔으로 세팅을 쫘악해놓았더라~ 사진 봐 봐~ 엄청 화려하지? 결혼식은 사회자 진행으로 순서에 따라 신랑 신부 엄마 입장~ 신부 입장~ 신랑 입장!!! 주례는 윤진식 전 장관님이 해주셨어~ 진짜, 평생 한 번뿐!! 이라야 맞을 결혼식 답더라~ 황금빛 접시는 그냥 갖고 가고.. 흰 접시 위에 블랙 앵거스 안심 구이를 줬거든~ 손바닥만 한 고기가 두껍고 까만데... 칼로 자르니깐 안에는 핏빛이 돌았어.. 그런데 씹는 식감도 좋았고, 부드럽고 고소한 것이 목안으로 살살 잘 넘어가더라고~ 맛??? 좋았어!!!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었지(뭐라고? 그래서 살이 찐다고? 냐옹아 네가 할 말은 아니잖아... 네 몸매를~ ) 그리고 참!!! 소주 한 병 4만 원! 이랬어~ 와아~

3. 나는 "사진 찍고 싶지 않아!!! "

결혼식을 연회장 안에서 하고, 그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거잖아.. 제일 처음에 레드와인을 반잔씩 따라주더라고~ 아~ 향기에 취해 음식이 오기 전에 벌써 홀짝~ 다 마셔버렸지 뭐야~ 내가 술에 취해서 스테이크가 맛있었던지도 몰라~ ㅎㅎ. 엄마는 술 취하면 목소리가 커지잖아... 그래서 옆에 앉은 낯선 여자분께 큰소리고 "우리 사진 좀 찍어주세요~"  친구와 온갖 폼을 잡고 찍었는데... 말이야. 다시는 사진 찍고 싶지 않아!!!!! 처음 보는 모르는... 못생긴 여자가 내 사진 안에 있었어. 냥이야 이 사진 봐 봐~ 엄마가 이렇게 생겼다는 게 말이 되니? 세상에나~~~ 뭐라고? 다 인정하고 어플 사용해보라고? 그래.. 어플을 찾아봐야겠구나ㅠㅠ.

시청앞 광장과 덕수궁 돌담길

4. 덕수궁 돌담길을 한 바퀴 돌기로 ~

오랜만에 덕수궁 돌담길 한 바퀴 돌고 가자~ 했어... 그런데 옛날부터 '연인이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말이 있단다~ 엄만 인생 다아 끝났으니깐...  너만은 잘 기억해 두고 여자 친구랑은 절대 가지를 말아라~ 그런 말이 생기게 된 이유가 2가지래... 하나는, 지금의 시립미술관 자리가 예전에는 법원이었거든... 이혼하려는 부부들이 이 길 위를 걸었겠지?? 또 하나는, 예전에 배재학당과 이화학당이 이 길 위에 있어서 남녀 학생이 함께 걷다가 정동교회 앞에서 헤어져 각자의 학교로 들어갔기에 헤어진다는 말이 생겼다는 거야~ ^^. 덕수궁 꼬불꼬불한 길은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놓았어.. 오늘도 많은 연인들이... 외국인들과 친구들이.. 가족들이.. 이 길 위에서 밝은 햇살을 맞으며 가을 한낮을 보내고 있었어^^

덕수궁 돌담길 거리공연 ~ 마술과 바이올린

5. 엄마 친구의 딸아, 결혼 축하해~~

돌담길 곳곳에서 젊은이들이 거리 공연을 하더라 ~ 많은 사람이 모여있길래 씩씩한 엄마는 굳이 굳이 인파를 헤치고 들여다보았지... 카드마술로 분명 빈 카드를 놓았었는데... 없었던 동전이 생기더라고~ 엄마도 아이들도 눈 크게 뜨고 지켜봤는데 어디서 그 동전이 솟아난 걸까? 신기했어~~ 또 걷다 보니, 바이올린 소리가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지 가던 사람 다 잡아놓고 바라보게 만드는 그 청년 또한, 그림처럼,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몰라~ 지금은 워싱톤 국립미술관에 있는 희망과 새 출발을 상징한다는 <파란 닭> 이 2013년에 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 있었거든.. 그 <파란 닭 > 앞에서의 공연 모습이 생각났어... 거리 마술사가 꼬마를 불러서 춤을 추라고 시키면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틀어주었는데~ 엄만 갑자기 대한민국!!! 하는 애국심이 불타올랐지... 오늘 덕수궁길은 또다시 그때의 환희와 애국심을 상기시켜주었어~ 가슴 벅차도록 아름다운 날이야. 엄마는 아주 만족한 하루를 보내고 왔단다.

냐옹아~엄마 친구 딸에게 " 희망과 새 출발을 축하하며~ 날마다 이쁘고 행복하게 잘 살아 "라고 전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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