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쩌다 본 고양이 그림 한 장 ..
어찌 이리 좋아!!! 진주 목걸이를 한 삼색이 냥이와 뚱뚱보 샴고양이가 아래위로 그려진 그림~ 시골에서 그림 그리는 아주 유명한 작가라더군.. 그림을 책상 위에 두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소파에 누워 한참을 올려다보다가~ 창틀에 놓고 한참을 내려다보다가~ 드디어 결심했지!!! 그래 나도 고양이 그림을 그릴 거야. 고양이의 무심한 심심 덤덤 표정과 말없이 웃기는 능청스러운 고양이를 나도 꼭 그려봐야지.
2. 옛날에 학교 다닐 때 말이야..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할 일이 왜 그리 많아? 책만 보이면 딱 좋겠는데... 책상 싹싹 닦고 헌 노트 몇 장 찢어내 새 노트 만들고... 필통 뒤집어 볼펜 줴다 종이에 뱅글뱅글 검사해보고 연필 송곳 끝처럼 깎아주고..... 그러다 보면 밤이 깊어지고 너무 졸려서 배 위에 책 올려놓고 자는 거지 ㅠㅠ. 우리 봉곤씨 만날 당시, 그때도 그랬어~ 마치, 고양이가 없어서 그림을 못 그리는 것처럼.. 고양이만 있으면 저절로 그려지는 것처럼~
3. 그래 고양이는 샴이야!!!
어느 날 샵 창문 너머로 주먹만 하고 멍청해 보이는 샴이 나를 보더니 신들린 냥이처럼 마구 뛰는 거야.. 하도 빨리 움직여서 형태가 안보였어.. 냥이 동영상을 우리 식구 단톡방에 올렸어 " 얘 어때?" 온 식구가" no! no! 옆에 있는 얌전한 페르시안 친칠라!!!!" 나는.. 팔딱거리는 샴을 안고 집으로 갔어....
4. 다음 순서는 무한상상~
우리 집 첫째 고등어 냥이는 풍채 좋고 점잖은 신사야. 샴이와 커플로 그리면 근사하고 멋진 그림을 될 거야라는 무한 상상만~ 진짜는 내가 뭘 했을까? 맞아~ 각종 물감 재료 사서 모으기.. 색연필, 크레파스, 파스텔, 종이 등.. 문구코너에만 가면 이것저것 픽!!! 해서 신나게 집으로 오는 거지~ 마음만은 굳게 먹었어.. 그래 나는 고양이 그림을 그릴 거야ᆢ 언젠가 꼭 그릴 거야~
5. 근데 말이야~~~ 별일이야!
고양이는 아이라인이 새카매야 카리스마 넘치고 멋진 건데 샴이 어렸을 적 코끝, 귀끝, 발끝, 꼬리만 까맣고 눈 주변이 흰빛이라 좀 멍청해 보여~ 그래서 이 세상에서 가장 촌스런 이름인 봉곤이라 지었어... 우리 봉곤씨, 우리 봉곤씨는 내 무릎이 제 자리인 듯 무릎에만 앉더라고.. 그리고 잘 때도 내 겨드랑이에 꼭 끼어서 내 얼굴을 보며 잠을 자... 자면서 얼굴을 만지기도 하고.. 겨드랑이에 누울 자리 없으면 내 베개를 같이 베고 자다가 틈만 보이면 얼른 들어와서 추위 심하게 타는 내게 따뜻하고 작은 제 몸을 내어주지.. 아~ 고마운 봉곤씨~♡♡♡
6. 아 정말 진짜 감동은 이거였어~
식구들이 그러는데 말이야.. 내가 코를 엄청 크게 곤다네.. 그런데도 봉곤씨는 내겨드랑이에서 자고있다는거야..이해불가래..고양이는 큰소리를 싫어하는데 말도안돼!!!!말도안돼!!!! 우리식구들 몽땅 다 도망가는데 봉곤씨만 내곁에서 잔다구??? 아이고~ 매우 고마운 봉곤씨 싸랑해~~ 심령술사 같은 너를 선택한 건 운명이었어.. 그림 그리겠단 것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뭔 일 있었나?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난 그냥 사랑에 빠져버렸어~ 아~ 참!!!! 진짜를 잊을뻔했네.. 나 고양이 그림 시작했다 ~ 요즘 크레파스로 크레파스 고양이 열심히 그리고 있어 ㅎㅎㅎ. 끝.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첫째 고양이 만행이 만들어낸 우리 집 콩밥의 비밀 (11) | 2022.10.11 |
---|---|
가출을 일삼는 우리 집 봉곤씨의 엉뚱하고 쫄깃한 산책 이야기 (10) | 2022.10.07 |
고양이 그림 뭐로 그려야 멋질까? 내가 쓰는 미술 재료는 이런 거야 (7) | 2022.10.04 |
먼지 응아는 반짝반짝 빛이나... 먼지 응아는 줄줄이 소시지야 (4) | 2022.10.03 |
크레파스로 고양이를 그릴 때의 유의 점과 그리는 순서를 설명하기 (7) | 2022.10.03 |
댓글